서상면

함양의 전설

육십령 고개 [도적떼가 많았던 고개]

바람도 울고 넘는다는 육십령 고개는 해발 734미터의 험산준령이다.
덕유산을 옆에 끼고 소백산맥을 가로 질러 경남 함양군 서상면과 전북 장수군 장계면을 이어주는 길이다.

죽령, 조령, 추풍령, 팔령과 함께 소백산맥의 대표적인 고개이다.

본래 이 영마루는 안의군에 속했는데 안의군은 신라 때에는 마리현이라고 하였다. 그 후 이안현, 안음현, 안의현, 안의군으로 개칭되어 지금의 거창군 북상면, 위천면, 마리면을 포함한 행정구역으로 남아 있었으나

1914년 일본제국주의자들의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안의군이 폐지되고 이곳 육십령은 함양군에 편입되게 되었다.


이 고개를 육십령이라고 하는 데는 세가지 설이 있다.
첫째의 설로는 안의 감영에서 이 고개까지가 육십리요, 장수 감영에서도 이 고개까지가 육십리라서 육십령이라고 명명했다는 설이다.

둘째 설로는 이 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육십개의 고개를 넘어야 이 영을 넘을 수 있다고 해서 육십령이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다.

그 세 번째 설이 여러가지 전설들이 구구하게 전해지는 이야기다.

옛날에 이 고개에는 산적들이 많아서 함부로 넘나들지 못하였거니와 사람들이 고개를 넘다가 산적들에게 습격을 당해 재물을 빼앗기고 생명까지 잃어버리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산 아래 주막에서 며칠씩 묵어가면서 육십명의 장정들을 모아서 함께 죽창과 몽둥이로 무장을 하여 떼를 지어 넘어야 했던 고개라고 해서 육십령이란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이라고 전하는 설이다.

그 당시 장정들이 모였던 주막이 있는 곳을 장군동(壯群洞)이라 하였고 산적들을 피해서 피난을 와서 살다가 여러 집이 모여서 마을을 이루었다 하여 피적래(避賊來)란 마을이 지금도 서상면에 있어서 그 전설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 육십령에 얽힌 슬픈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여기 소개한다.

경상도에 사는 한 사나이가 전라도 규수에게 장가를 들었다.
달콤한 신혼 생활에서 세월 가는 줄을 몰랐다.
장가를 와서 처가에 머무는 동안 어느덧 일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가고 말았다. 자기 본가의 형편도 궁금하고 신부를 데려가야 하겠기에 본가에 다녀오려고 하였다.
그런데 사랑하는 신부를 처가에 두고 길을 떠났다.

“여보, 내 곧 돌아올 터이니 너무 기다리지 마오.”

“속히 돌아와야 해요. 그래야 우리가 시부모님을 빨리 뵈올 수 있을게 아녀요.”

“알겠소. 집에 가서 당신을 맞이 할 준비가 되는대로 돌아오리다.”

“지체하지 말고 오세요. 기다릴께요.”

신랑은 짐을 꾸려 고향으로 길을 떠났다.
그러나 육십령을 넘어오다가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산적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산적들이 그냥 둘리 없었다.

무자비한 산적들은 물건만 빼앗는 것이 아니라 목숨까지 빼앗고 말았다.

“이봐, 젊은이. 가진 것 다 내놔.”

“가진 것이라곤 별로 없소. 자 다 털어가시오.”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살기를 바라느냐?”

“제발 살려주시오. 내 다음에 올 때 재물을 갖다 드리리다.”

“건방진 놈, 돈이 없으면 네 목숨이라도 내놔. 그냥 보낼 순 없어.”

경상도 신랑은 산적들에게 붙잡혀 비참하게 죽어갔다.
그의 신부는 그런 줄도 모르고 남편이 빨리 돌아오기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기다려도 기다려도 남편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신부는 달이 가고 해가 가도 신랑은 돌아오지 않고 영영 종무소식이자 그리다가 그리다가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미친 사람처럼 매일 동구 밖에 나가 육십령을 바라보며 기다리다가 그의 신부도 쓰러져 죽고 말았다. 죽은 신부는 동구 밖에서 망부석이 되어 육십령을 바라보며 서 있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 슬픈 사연들을 가슴에 지닌 육십령은 이제 과거를 씻어버리고 넓은 포장도로가 훤히 뚫려 있다.

영마루에는 육십령이란 마을이 생겨 옛날 도둑들의 소굴이었던 분지를 바라보며 악몽을 잊어버리고 새 삶을 설계하는 듯 평화롭게 살고 있다.

그리고 마을 앞에는 육십령 휴게소가 있어 지나가는 차량들이 쉬어가는 곳이 되었고 그 옆에는 6.25의 비극을 상징하는 호국영령 추모비가 말없이 서 있다.
지난 날의 한 많은 사연들을 묻어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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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문화관광과 문화예술담당 (☎ 055-960-4510)
최종수정일
2023.08.10 1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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