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함양의 전설

곰실 마을의 당산제 [우환이 계속되는 마을의 미신]

옛날에는 병이 들어도 병명을 알 길이 없어 무슨 병인지 잘 몰랐다.
특히 돌림병이 마을에 유행해도 속수무책이었다.
그러기에 마을에 돌림병이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마을이 전멸하다시피 많은 사람의 생명을 잃곤 하였다.
특히 마을사람들은 공동우물을 사용했고 위생관념이 희박하여 피해가 더 컸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일어나게 되면 미신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았다.

옛날 함양읍 곰실(웅곡)마을에는 원인도 모르는 병이 자주 돌아다니고 우환이 많이 찾아들어 마을 사람들은 유명한 무당을 불러 마을이 평안하게 해달라고 굿도 해보고 서낭당에 가서 빌어보기도 하였다.

무당이라고 해서 그것을 알까마는 굿을 마치고나서 마을 사람들은 무당에게

“앞으로는 우리 마을이 예전처럼 태평무사한 마을이 될 수 있을 런지요?”

하고 물었다.
이에 무당은 자기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곳에 사는 마을 사람들만이 마을신의 노여움을 풀 수 있다고 대답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마을신을 위한 동제를 지내지 않아 마을신이 노여워하고 있소. 그러니 마을 사람들이 상의하여 동제를 지내시오.”

하고 무당은 덧붙여 말하였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한가로운 시기를 택하여 동제를 지내기로 했는데 섣달 그믐날로 정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곡식을 거두고 돈을 모아 정성을 다하여 제물을 준비하고 마을신에게 올릴 음식을 마련하며 정성스럽게 술을 빚어서 동제 지낼 준비를 하였다.

동제를 집핼할 제주는 동제를 지낼 일주일 전부터 정화수에 목욕재계하고 깨끗한 의복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정성된 마음으로 종제를 지내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이렇게 마을의 태평성대를 바라는 마음으로 빈틈없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섣달 그믐날을 기다렸다.
드디어 동제날이 다가오고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온갖 정성을 다하여 마을사람들이 한참 제사를 지내고 있는 중에 어디에서 왔는지 호랑이가 나타나 차려놓은 제물을 엎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호랑이로 인해 제사상은 풍지박산이 나버리고 말았다.
이에 놀란 마을 사람들은 사람에게 달려들까 하여 겁에 질려서 혼비백산 도망치기에 바빴다.

그런데 기이한 일은 마을신을 위한 제사상에 올려놓은 음식들은 제상을 엎는 바람에 다 쏟아졌고 엉망이 되었는데 제상에 올려놓은 술병은 비탈진 당산의 언덕 밑으로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다.
그런데도 술병은 깨지지 않았을 분만 아니라 병에 들어있던 술이 한 방울도 병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고 그대로 들어 있었다고 한다.

호랑이가 사라지고 난 다음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다시 모여 술병이 깨지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것은 우리 마을 사람들의 정성이 부족한 탓이다.”

하고 다음부터는 동제를 준비할 때에는 더욱 정성을 기울여 온 마을 사람들이 부정 타는 일을 일체 삼갔다.
또 준비기간에 마을 주민이 죽거나 다치면 동제를 지내지 않고 한달간 연기를 하였던 것이다.

또 마을 사람들은 서로 번갈아가며 제를 지낼 준비를 하고 동제를 지내는 날은 해가 지고나면 온 마을에 등불을 밝혀 대낮처럼 훤하게 밤을 새웠다.
그리고 제주의 집에서 당산까지는 부정을 막는다하여 붉은 진흙을 길 양쪽으로 한자 너비로 길게 깔았다.
그리고 그 해에 제주로 선택된 사람은 한달 전부터 깨끗한 몸가짐을 하여 매일 목욕재계하고 부정한 것을 보거나 부정한 짓을 일체 삼가 동제를 모실 준비를 하였다.

이렇게 온 마을 사람들이 정성을 다하여 마을신에게 제사를 올리고나서부터 질병이 사라지고 마을의 우환이 떠나가 온 마을은 다시 평화를 누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오랫동안 계속되어 내려오는 곰실 마을의 당산제는 1970년대 초까지 계속되었으나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면서 미신적인 이 당산제 행사는 서서히 사라져갔다.
곰실에는 양촌과 음촌등 두개 마을이 있는데 각각 당산제를 지내는 당산이 있었다.
지금 곰실마을에 가면 마을 입구에 고목나무가 있는데 그 곳이 당산제를 지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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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과 문화예술담당 (☎ 055-960-4510)
최종수정일
2023.08.17 13: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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