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추쌀바위의 전설

불일폭포는 하동의 명소일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그 풍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천길 낭떠러지에 흐르는 비류가 직하하여 소를 만들었는데 그 소를 용소라 부른다. 용소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아득한 옛날 불일폭포가 생기기 전의 일이다. 불일폭포가 있던 골짜기 물이 곱게 흘러내리던 용소에 이무기가 살고 있었다. 이무기는 용이 되어 하늘로 오를 것을 기다리며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용소 옆에는 불일암이란 암자가 있어 스님이 수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뇌성이 치고 벼락이 나무를 때리며 무서운 폭풍이 휘몰아쳤다.

산이 쩍 갈라지고, 용소에서는 이무기가 용이 되어 푸른 빛을 발하며 하늘로 솟아오르고, 쿵쾅 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며 비가 마구 쏟아졌다. 이윽고 비가 멎고 뇌성도 잠잠해지자 불일암 스님은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그랬더니 이제까지 용소 옆에 하나로 서 있던 산은 두 개로 갈라졌고, 곱개 흘러내리던 물줄기가 없어지고 천애 절 벽이 생겨 물이 폭포가 되어 절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스님이 절벽을 내려가 보니 절벽 밑으로는 새로 물길이 나 있고, 폭포수가 떨어지는 절벽에는 큰 구멍이 두 개 뚫려 있었다. 그리고 그 구멍에서는 쌀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스님은 이는 분명 부처님의 자비가 내린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쌀을 암자로 옮겼다. 그 다음날 스님은 다시 그 절벽의 뚫어진 구멍으로 가보았다. 그랬더니 그 구멍에서는 또 쌀이 나와 있었다.

구멍에서 이렇게 계속해서 쌀이 나오게 되자 스님은 이 쌀을 화개장터에 내다 팔기로 했다. 그래서 스님은 그 후부터 하루는 쌀을 구멍에서 옮기고 다음날은 그 쌀을 장터에 내다 팔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장터의 쌀을 사는 아주머니가 스님에게 말했다. "스님! 쌀을 이렇게 조금씩 가져올 것이 아니라 며칠 모아 놓았다가 한꺼번에 가져오시면 수고도 덜고 또 목돈도 될 것인데 무엇 때문에 이러시는지 모르겠군요."

그래 암자로 돌아와 밤새 곰곰이 생각하던 스님은 생각이 여기에 까지 미쳤다. "저 쌀이 나오는 구멍을 더 넓게 뚫는다면 반드시 더 많은 쌀이 나올 것이고, 그럼 장터 아낙의 말대로 큰 부자가 될 수있을것이다."

날이 밝기가 무섭게 스님은 구멍을 더 크게 뚫을 도구를 챙겨서 폭포로 내려 갔다. 그리는 열심히 구멍을 뚫어 전보다 세배나 더 넓게 뚫었다. 구멍을 뚫은 스님은 내일부터는 세배의 쌀이나올 터이니 마음이 흡족했다.

그리고 그러면 부자가 될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밤잠을 설치며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세우다시피 했다.

날이 밝자 스님은 큰 자루를 메고 절벽으로 내려가서는 곧 바로 크게 뚫어 놓은 구멍으로 가 보았다. 그러나 그 곳엔 세 배로 많은 쌀이 나와있기는 커녕 단 한톨의 쌀도 없었다. 스님이 욕심이 그만 쌀이 나오는 구멍을 막아 버렸던 것이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부터 사람들은 그 쌀이 나오던 바위를 용추 쌀바위라고 불렀다고 한다.


담당
문화관광과 관광기획담당 (☎ 055-960-4520)
최종수정일
2023.12.18 15:37:56
만족도 조사

현재 열람하신 페이지의 내용이나 사용편의성에 만족하십니까?

평가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