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허만수와 함태식 선생님

지리산 산신령으로 널리 알려진 우천(宇天) 허만수님은 그의 나이 33살때 지리산 세석고원에 들어와 초막을 짓고 살면서 지리산 곳곳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샘터를 개발, 보수하는가 하면 숱한 사람들을 안내하고, 구조하는데 반평 생을 바친 사람이다.

산이 좋아 처자식도 버리고 산에 들어와 홀로 살면서 산에서 여생을 마친 전형적인 산악인이었던 허씨가 설치한 나무계단 등이 제석봉~천왕봉 중간에 간혹 눈에 띈다. 지금은 철사다리로 많이 바뀌어졌다

수만명을 헤아리는 많은 사람들을 안내, 구조한 허우천씨는 1976년 6월 어느날 정든 세석의 철쭉꽃을 뒤로 하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는데 그의 나이 60살이 되던 해였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은 그가 칠선계곡, 혹은 도장골, 또는 신선너덜에서 숨을 거두었으리라는 말만 무성할 뿐 지리산과 늘 벗하던 그의 최후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1980년 6월 8일 진주산악회에서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세운 추모비 뒷면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 있다.

"산을 사랑했기에 산에 들어와 산을 가꾸며 산에 오르는 이의 길잡이가 되어 살다 산의 품에 안긴 이가 있다. 님은 평소에 '변함없는 산의 존엄성은 우리로 하여금 바른 인생관을 낳게 한다'고 말한 대로 몸에 베인 산악인 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주었으니 풀 한 포기 돌 하나 훼손되는 것을 안타까와한 일이나 산짐승을 잡아가는 사람에게 돈을 주고 되돌려받아 방생 또는 매장한 일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이랴. 님은 1976년 6월 홀연히 산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으니 지리 영봉, 그 천고의 신비에 하나로 통했음인가? 가까운 이들과 따님 덕임의 말을 들으면 숨을 거둔 곳이 칠선계곡일 것이라 하는바, 마지막 님의 모습이 6월 계곡의 철쭉빛으로 피어 오르는 듯하다.

이에 님의 정신과 행적을 잊지 않고 본받고자 이 자리 돌 하나 세워 오래 그 뜻을 이어가려 하는 바이다." 살아계신 지리산의 역사 함태식 선생은 노고단의 옛 산장을 관리하셨었다. 털보 함태식 선생은 어떤 때는 지나친 간섭이라고 욕 먹을 정도로 산행질서를 바로잡는 데 헌신하고 노력한 결과 한동안 '조용하고 깨끗한 노고단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많은 산악인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이때와는 달리, 그리고 지금은 새 산장이 들어 서면서 피아골산장으로 좌천, 추방당한 함선생의 처지와는 달리 요즘 노고단은 마치 복작대는 어느 저잣거리를 연상케 한다.


담당
문화관광과 관광기획담당 (☎ 055-960-4520)
최종수정일
2023.12.18 15: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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