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복사 저포기 전설

남원 시내에서 순창으로 가는 왕정동 도로변에 큰 절터가 있다. 덕유산에서 뻗어내린 교룡산의 줄기인 기린봉 기슭으로, 산자락이 절터를 나지막하게 감싸고 앞으로는 요천이 잔잔히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터다.

옛날에는 남원 시가지가 이곳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며, 이 절로 돌아가는 승려가 남원 팔경의 하나로 꼽힐 만큼 장관이었다고 한다. 바로 여기가 남원에서는 가장 큰 절이었던 만복사(사적 제349호)가 있던 곳이다.

이 절의 이름을 빌어 매월당 김시습이 살아있는 양생과 죽은 처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한문 단편 소설인 만복사 저포기를 저술했다.

원본은 전하지 않고, 일본 도쿄에서 목판본으로 간행된 그의 단편소설집 금오신화(金鰲新話)에 실려있다. 국내에는 김 집의 한문소설집에 필사된 것이 실려있다. 대강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남원에 양생이란 늙은 총각이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만복사에서 방 한 칸을 얻어 외로이 살고 있었다.

양생은 젊은 아낙네와 처녀들이 모여 탑돌이 하기 전날, 불당의 부처님에게 배필을 구해달라고 빌다가 부처님과 저포(백제때 있었던 윷과 비슷한 놀이)를 하게 되었다. 내기에서 진 부처님은 그에게 탑돌이를 하러 온 처녀와 사랑을 하도록 주선하였는데 그 처녀는 난리 중에 원통하게 죽은 처녀로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담당
문화관광과 관광기획담당 (☎ 055-960-4520)
최종수정일
2023.12.18 15: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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