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면

함양의 전설

선녀와 애기 소(沼)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 선녀의 아기]

지곡면 덕암리에서 도숭산을 바라보면서 계곡을 따라 3km쯤 올라가면 도숭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계곡을 끼고 20여 가구가 취락을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전형적인 산간 마을로 순박한 사람들이 맑은 공기 맑은 물을 마시며 서로 정을 나누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도시화 물결로 이 마을도 머지 않아 폐촌이 될 형편에 처해 있다.


옛날 이 마을에 마음씨가 착한 한 젊은이가 나이 삼십이 넘도록 장가도 못가고 사는 노총각이 있었다.
집안이 가난하여 결혼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나이 많은 노총각을 보면 대개가 다 집안이 찢어지도록 가난하였다.

그 젊은이는 생활이 어려워 산에서 땔감을 해다가 팔아서 겨우 겨우 살아가고 있었는데 그 생활의 어려움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무상한 세월은 흐르고 흘러 차디찬 겨울도 다 지나가고 어느 따뜻한 봄날이었다.

이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산에 올라가 나무를 한짐 해서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지저분하던 집안이 말끔히 치워져 있고 쌀 한줌 없던 쌀독에는 쌀이 가득 채워져 있는게 아닌가!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도깨비의 장난이 아닌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아니면 어렸을때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 중 고동 아가씨에 대한 전설같은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젊은이는 어찌된 일인가 영문을 몰라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자기를 이렇게 도와줄 형제나 친척이 한 사람도 없는데 너무나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잠시 후 하늘에서 내려운 선녀같은 아름다운 여인이 물동이를 이고 사립문으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젊은이는 자기가 남의 집에 잘못 들어온게 아닌가 하고 의아해 했다.
이에 젊은이는 더욱 당혹하여 머뭇거리고 있었다. 여인은 부엌에 물동이를 내려놓고 큰 절을 하였다.
'저 여인이 잘못 온 것이 아닌가! 저렇게 아리따운 여인이 나같은 가난뱅이에게 올 리가 있나' 생각했다.

“이 미천한 계집이 도련님을 지아비로 모시겠사오니 저의 소원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옥같이 아름다운 목소리다. 꽃같이 어여쁜 얼굴이다.
섬섬옥수의 손 끝에는 향기가 풍길 것만 같았다. 날씬한 몸매는 하늘로 날아 오를 것 같았다.
젊은이는 이것이 꿈이 아닌가 하고 자기의 살을 꼬집어 보았다.
그러나 역시 꿈은 아니었다. 젊은이는 더욱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리하여 그들은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그로부터 이 젊은 부부는 부지런히 일하며 금실이 남달리 좋았다.
깨가 쏟아지는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같이 힘을 합쳐서 일을 하고 마음을 합쳐서 가정을 꾸며나갔다. 살림도 늘어나고 일년 후에는 귀여운 옥동자를 낳았다.

더욱 부부의 정은 두터워지고 뜨거운 사랑은 달아 올랐다. 젊은이는 너무나 행복하기만 했다. 아리따운 아내와 달덩이같은 귀여운 아들을 생각하며 고된 줄도 모르고 부지런히 일을 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배고픈 줄도 모르고 일을 했다.

어느 여름철에 이 부부는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모내기를 하였다.
점심 때가 되어서 나무그늘 아래 반석 위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이들이 점심을 먹는 모습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어린 아이도 어머니의 젖꼭지를 물고 젖을 빨다가 잠이 들었다.
한시가 바쁜 계절이기에 다시 모내기를 시작해야만 했다.

점심을 다 먹은 부부는 잠든 아기를 반석 위에 눕혀놓고 다시 논에 들어가 모내기를 계속하였다.
물을 잡아 놓은 논에 오늘 모를 다 심어야 한다. 열심히 모를 심고 있는데 하늘에 먹구름이 덮이고 천둥 번개가 치면서 소나기가 쏟아졌다. 갑자기 억수처럼 쏟아지는 빗줄기다.

어린 아이가 걱정이 되었다.
깜짝 놀란 이들 부부는 아기를 데려오려고 금히 개울가로 달려왔다.
이 일을 어이 하리! 이럴수가 있을까?
조금 전까지도 개울물이었던 곳이 얼마나 비가 쏟아졌는지 어느새 폭포같은 홍수로 변하였다.
반석위에 눕혀 놓았던 아기는 간 곳이 없어졌다. 아이가 덮었던 포대기만 물 위에 밀려서 흘러갈 뿐이었다.
이들 부부는 미칠 것만 같았다. 그 포대기를 보니 눈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젊은 부부는 통곡하면서 개울의 아래 위를 뛰어다니면서 찾아 헤맸다.
물이 고인 곳이나 바위틈 할 것없이 다 뒤졌다.
사흘동안 물 속을 헤매면서 찾았지만 아이를 찾지 못했다.
그 후 이들 젊은 부부는 상심한 세월을 슬픔 속에서 보내다가 이 마을을 떠나고 말았다. 아이 생각이 나서 도저히 이곳에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에 천둥이 치면서 소나기가 쏟아져 내렸다.
아기가 사라진 그 바위에 하늘에서 한 줄기 서광이 비치더니 용 한 마리가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이 용은 물론 물에 빠졌던 어린아이가 용으로 화하여 이 개울에 숨었다가 올라간 것이라고 전한다. 용이 올라간 장소가 깊이 패어 소가 되었다. 동굴처럼 뻐꿈하게 구멍이 뚫렸다.

이 아이의 어머니는 천상 옥황상제의 딸이었으나 하늘 나라에서 죄를 짓고 인간 세상으로 쫒겨 내려온 것이다.
하늘 나라에서 인간 세상으로 내려보낸 옥황상제가 크게 후회를 하였다.
그래서 딸 대신 이 어린아이를 하늘로 데려간 것이라고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아이를 잠재워 눕혔던 그 반석 위에는 용이 하늘로 올라갈 때 발로 반석을 박차고 올라간 발자국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폭포 속에 뚫려있는 그 동굴은 용이 살던 곳이라 한다.
어린 아이가 용이 되어 올라갔다 하여 그 소를 “애기소”라 하며 또한 용이 승천하였다 하여 “용소”라고도 전해진다.
그 뒤 이 마을은 차츰 쇠퇴해지고 어린아이들이 이소에서 멱을 감다가 빠져죽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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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과 문화예술담당 (☎ 055-960-4510)
최종수정일
2023.08.10 1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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