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면

함양의 전설

선유정(仙遊亭)의유래 [선녀와 살던 사냥꾼]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우고 거북이가 용궁에 드나들던 시대의 이야기로서 방장산(지금의 지리산)기슭 마천면 삼정리 하정마을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이 삼정계곡은 벽소령으로 올라가는 계곡으로 공기가 맑고 물이 깨끗하기로 유명합니다.
지리산 계곡중에서도 경치가 아름다울 뿐아니라 조용한 계곡입니다.

이 곳에 인걸이라는 사내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냥 생활을 하며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비록 재산은 없고 빈 털털이로 산속에서 그날 그날을 살아가지만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가장 행복하고 마음 흐뭇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산속으로 들어가 산짐승을 사냥해다가 어머니를 봉양하며 사는데 만족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가 사냥 다니는 길목에서는 매일 꼭 세 차례식 아름다운 무지개가 섰다가 꺼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상하게 생각하며 유심히 보아왔습니다. 아름답게 느끼면서도 이상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하루는 그 무지개 뿌리 아래의 소(沼)에서 어여쁜 세 여인이 정성껏 밥을 짓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깊은 산속에서 여인들만 있으면서 밥 짓는 것도 이상하였지만 그 여인들이 또한 아름다웠습니다.
지금까지 이러한 여인들을 보지 못한 인걸이는 참으로 황홀했습니다.
이야기로만 들어오던 선녀 같았습니다.
이러한 여인과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흐뭇하였습니다.

황홀함과 호기심에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그 밥 짓는 광경을 구경하노라니 그들은 밥을 지어 밥상을 차려 들고 무지개를 따라 하늘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이들은 하늘의 옥황상제의 시녀들로서 산자수명한 방정산으로 밥을 지으러 내려왔습니다. 맑은 공기 속에서 맑은 불로 밥을 지어 옥황상제의 진지상을 차려서 운반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는 재미있고 호기심이 늘 그곳에 가고 있었습니다. 그 후로 인걸이는 매일 산속으로 들어가 사냥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길목에서 선녀들의 밥짓는 구경을 하는 것이 일과가 됐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여인들을 훔쳐보고 있는데 더위를 참지 못해서 였던지 그녀들은 소에서 목욕을 하게 되었습니다.
날씬한 몸매, 아름다운 모습에 그는 정신이 황홀했습니다.

그 때 인걸이는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습니다.
저 날개옷만 입으면 몸이 가벼워져 하늘로 날아올라갈 수 있을 것이고 하늘에 올라가면 옥황상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옷을 벗어놓은 곳으로 살금살금 기어들어가서 그 날개옷을 훔쳤습니다. 되돌아오다가 그만 돌부리에 걸려서 찍 소리를 내고 옷이 찢어지고 말았습니다.
인기척이 나고 옷 찢어지는 소리가 나자 이에 놀란 선녀들은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각기 자기 옷을 찾아입으려고 허둥지둥 서둘렀지만 그중 아미라는 선녀는 옷이 없어 허둥대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당황하고 놀라서 쩔쩔매는 표정이었습니다.

다른 선녀들은 부랴부랴 옷을 챙겨입고 하늘로 올라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아미는 날개옷이 없으니 도리가 없었습니다. 슬퍼하고 안타까와 하는 모습을 인걸이는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본 인걸이는 집으로 달려가서 어머니가 입던 옷을 가져다가 입혔습니다. 하늘로 날아올라가지 못한 아미 선녀를 자기 움막으로 데려가 몇 날을 지냈습니다.
옆에서 바라보고만 있어도 기쁘고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한편 하늘 나라에서는 아미 선녀가 하늘로 올라올 수 없음을 알고 어쩔수 없으니 땅에서 살라고 허락했습니다.
인걸이와 같이 살 것을 윤허하고 비단옷 세 벌씩과 쌀 나오는 바위 하나를 하사해 주었습니다.
그들은 혼례식을 올리고 신혼 살림을 차려서 복된 삶을 살았습니다.
쌀 바위에서는 매일 필요한 양 만큼의 쌀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양식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이 쌀바위는 최근 도로공사로 인하여 땅속에 묻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아들 하나, 딸 둘을 낳아 하늘아래 첫동네에서 단란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자를 짓고 재미있게 살던 아미는 어느 여름날 날개 옷을 보자고 졸랐습니다.
인걸이는 보관하고 있던 찢어진 날개옷을 기워서 아미에게 입혔다가 아미가 그 옷을 입고 그만 하늘로 날아올라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인걸이는 한없이 후회하였습니다.
그러나 후회한들 무엇하랴. 업질러진 물이요 쏘아버린 화살에 지나지 않은 것을....

그 후 인걸이는 세 자녀와 문바위에 올라가 아미의 하강을 기다렸습니다.
매일매일 하늘만 바라보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아미는 끝내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인걸이는 세 자녀와 기다리다 지쳐서 죽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벽소령에는 부자바위가 솟아오르게 되었습니다.
후세 사람들은 이 바위가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난 인걸이와 아미가 세 자녀를 데리고 걷는 상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그 뒤 선유정이란 정자를 짓고 쌍무지개 다리를 놓아 아미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영영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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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문화관광과 문화예술담당 (☎ 055-960-4510)
최종수정일
2023.09.18 11: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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