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면

함양의 전설

강씨 문중의 애기장군 [졸렬한 지배자들의 희생물이 된 영웅들]

이 이야기는 마천면 강청리 강청부락의 강씨 문중에서 조선시대 초기에 있었던 일로 전해지고 있다.
얼마나 옛날의 사회가 맹점이 많았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다.

강씨 집안에 애기 장군이 태어나기 전이다.
애기장군의 할아버지가 마을 뒷산의 장군대좌라는 명당 자리에 자기 부친의 묘를 썼다.

그로부터 몇 년 뒤에 마을에서 들판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서 건넌편의 개울물을 끌어오려고 수로를 내게 되었다.
뒷산의 장군대좌 위쪽 약 삼백미터 지점의 산등성을 파고 산줄기를 잘랐다.
그랬더니 자른 산등성이에서 뜻밖에도 붉은 피가 솟아올랐다고 한다.

이것은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이 것이 장군대좌의 장군목에 해당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장군의 목을 잘랐으니 거기서 피가나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이 있고나서부터 세월은 흐르고 몇 십년이 지나갔다.
강씨 문중에서 한 아들이 태어났는데 이 어린이가 바로 애기장군이다.
그는 태어나자 말자 바로 걸어다니고 어머니가 밖에서 일을 할 때에는 방안에서 놀면서 새가 되어 방안을 날아다녔으며 사람이 방에 들어오면 어린이로 다시 변하여 평소와 같이 재롱을 떨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애기장군은 새로 둔갑하여 산속으로 날아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자기집에서 불이 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곧 사람으로 환원하여 손가락으로 물을 묻혀서 공중으로 튕겼다.
그랬더니 별안간 오색이 영롱한 무지개가 서고 그 무지개를 타고 어디선지 힘찬 물줄기가 쏟아져 내려 순식간에 불을 꺼졌다.

뿐만 아니라 이 어린 애기장군은 뒷산 기슭에 있는 큰 바위를 들고 날아다니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바위 위에 소변을 하여 바위에 홈이 패이고 오줌이 흘러 내려간 흔적이 지금도 완연히 바위에 남아 있다고 한다.
참으로 믿을 수 없는 희대의 영웅이었다.
평범한 장군의 인물이 아니라 위대한 인물의 될 소지가 엿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지략과 용력을 지닌 애기장군이 시대를 잘못만나 태어났음을 어이하랴 !
이 세대에는 이 같은 인물이 태어나면 자라서 역적이 되는 것이라 하여 삼족을 멸하는 화를 입게 된다. 그래서 용맹스럽고 힘 있는 어린이는 죽여 없애는 시대였다.

이러한 사실을 보면 우리 조상들은 너무나 융통성이 없고 마음이 좁다.
포용력이 없고 저들보다 뛰어나면 죽어야 했으니 어찌 나라가 발전하고 창대할 수 있었겠는가? 참으로 인재를 위해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와 같이 지혜와 계략이 뛰어나며 용감하고 힘있는 장군감이 출생하면 크게 환영 했어야 할 것이다. 나라를 위해서 경사스럽게 생각하고 잘 키워 충성을 다해서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는 훌륭한 장군으로 양육시켜야 할 것이다.

그런데 행여나 자기 권력이나 왕위를 빼앗고 노리는 역적이 될까 무서워서 처치했다. 위험천만이니 차라리 없애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생각했으니 참으로 기막힌 암흑시대였던 것만은 틀림없다.
대담하지 못하고 졸열한 방법을 써서 아까운 인재를 없앴다.
그런 자들이 왕이 되고 그런자들이 신하가 되었으니 어찌 그 나라가 강성할수 있었으랴 !

강씨 문중인들 이같은 생각에서 벗어 날수는 없었다. 애기장군의 괴력과 기이한 행동을 그대로 보고만 넘길 수 없는 큰 일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역적이 났다 하여 가문을 멸하는 화를 당할는지도 모르는 판이니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리하여 문중 사람들이 모여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상의를 하였다.

“저 아이를 관에서 알게 되면 우리 문중이 몰살을 당할 터인즉 어찌하면 좋을까?”

“가문을 위해서 멀리 도망을 시킵시다.”

“도망 시킨 것을 알면 더 크게 당할 터인데...”

“아까운 인물이지만 우리 가문을 위해 죽여야 합니다.”

“그렇지만 죄없는 사람을 그것도 우리 핏줄을 어떻게 죽이는가?”

“우리 문중의 운명과 그 아이의 목숨을 바꿀 수는 없지 않은가!'

별로 뾰족한 생각은 없고 결국 죽이기로 결정을 보았다.

그리하여 애기장군을 불더미 속에 던졌으나 타지도 죽지도 않고 아무런 이상도 없이 기어 나오자 문중에서는 두려워 떨었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잡아서 거름더미 속에 파 묻어도 소용이 없었다.
이번에는 깊은 물 속에 던졌으나 가라앉지도 않은 채 헤엄쳐 나왔다.

그러니 강씨 문중의 걱정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죽여야 하겠는데 죽일 방도가 없으니 걱정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혈족을 죽이려는 비참한 심정과 죽여도 죽지 않는 두려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러한 눈치를 안 애기장군은 어머니에게 슬픈 표정으로 말하였다.

“소자를 죽이는 방법이 단 한가지 있습니다. 성씨가 다른 세집의 지붕에서 삼대(森貸) 한 개씩을 뽑아 세 개를 한꺼번에 쥐고 소자의 겨드랑이 밑을 찌르면 바로 죽게 됩니다.”

하고 말하여 어머니는 자식을 안고 통곡하였다.

그러나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므로 체념하고 어머니는 아픈 심정을 억누르고 사실을 문중에 말하였다. 문중 사람들의 마음인들 평안할 수 있었으랴! 피할 수 없는 일이라서 애기장군이 말하는 대로 성씨가 다른 세집의 삼대를 뽑아왔다.
하나로 묶어 애기장군 겨드랑이 밑을 찌르고 살펴보니 고기 비늘과 같은 비늘이 있었다. 이 비늘 사이를 삼대로 찌르니 애기장군은 간 곳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지난 날에 죽이려고 애기장군을 던졌던 깊은 물 속에서 용마가 날아가 앉은 산을 비추노봉이라고 부른다.
이 소식을 들은 도선이라는 도사가 다시는 장군을 낳지 못하도록 비추노봉에 붓으로 점을 찍었다고 한다.

지금도 이곳을 파면 썩은 자갈이 나오며 그 후로는 힘센 장군감은 나오지 않는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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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과 문화예술담당 (☎ 055-960-4510)
최종수정일
2023.09.18 11: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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